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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상자: 박광철 (가명), 회사원
인터뷰 진행자: 차예린, 대학생
예술가: 배경진, 고등학생

저는 1998년에 처음 중국으로 탈북한 뒤 1년 반을 숨어 지냈습니다. 모든 탈북자들이 그러하듯이 항상 중국 공안의 감시 속에 살아야 했고, 매일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중국 공안들의 검문에 대비해 자기 전에는 항상 도망칠 문을 마련해 놓아야 했습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살지 못했으며 집에서도 항상 조용하게 지내야만 했습니다. 당당하게 살고 싶었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하에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1999년에 잡혀서 북송 당했습니다. 북송 후 북한의 감옥에서 4개월 수감되어 있었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미성년자였는데, 북한도 헌법상 같은 죄를 져도 성인과 미성년자를 구별해 처벌합니다. 저는 미성년자다 보니 어른들은 2년 형을 받고 교화소로 갈 때 저는 고향으로 호송되어 남한의 ‘소년원’ 비슷한 곳에 넘겨졌습니다. 그곳에서는 어른들처럼 많은 노동과 신문에 시달리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힘든 노동과 사상교양, 영양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저 역시 오랜 시간 감옥에 있다 보니 영양실조에 걸렸고 고향의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담당자들에게 돈을 주고 어렵게 감옥에서 풀려났습니다. 그 후 북한에서 6개월 간 생활하다가 다시 중국으로 탈출했습니다.

2001년 3월 한국에 온 뒤로 북한 관련 인터넷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에서 가지지 못했던 자유와 인권을 보장 받고 자기가 노력한 것만큼 얻을 수 있으며, 무엇이든지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하지만 명절이나 힘들 때 고향 생각이 많이 납니다. 한국에는 일가친척 하나 없고 모든 일을 혼자 스스로 하다 보니 많이 지치고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 지금도 한국 사회에 적응을 해가는 중이라 생각하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처음 온 탈북자들도 한국 사회가 어떤지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을 떠나온 것은 그 땅이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닙니다. 김정일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북한 땅에도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는 날이 온다면 제일 먼저 그 땅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 동안 보고 싶어도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황폐한 땅의 재건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현재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원한다지만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면서 통일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 통일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한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아픈 구석구석을 진찰해야 하듯이 북한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북한을 잘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