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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67일째다. 갈 길이 멀다.

“옥인 니콜라이 교회”

일요일이다. 휴가철이다. 그러나 옥인교회에는 오늘도 많은 신도들이 그곳을 드나들고 있다. 특히 옥인교회는 장애우들에 대한 배려가 유별난 곳이다. 그곳에 자생초마당도 자리하고 있다. 그곳을 스케치하면서 중국대사관이 왜 옥인교회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가지게 했다.

옥인교회는 1949년 2월 27일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건물은 1993년 2월 27일에 준공되었다. 지금의 옥인교회 부지는 북한선교를 위한 자금이라고 한다. 우연치고는 너무 우연한 일이다. 탈북자북송중지 농성장이 옥인교회 앞마당이다. 그곳에 있는 시민들은 “자생초마당”이라 명명했고, 옥인교회는 먼 후일 “옥인 니콜라이 교회”가 될 것이라 한다.

“옥인교회의 밤”

옥인교회는 밤이 되면 어김없이 니콜라이 교회로 변신을 한다. 옥인 교회 정문은 두개의 현수박으로 가려지고 그곳에는 철야농성을 위한 플라스틱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가 준비 된다. 이제 니콜라이 교회로 변신이 시작된 것이다.

옥인교회 전체는 탈북자북송중지 농성장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다. 건너편의 시커먼 중국대사관과 같은 규모가 된 것이다. 옥인 교회는 그렇게 밤을 중국대사관과 마주 대치하고 있고, 자생초 시민이 그곳을 지킨다.

“167일……Until the day……”

옥인교회 한켠에는 작은 화이트보드가 세워져 있다. 그곳에는 겨우 167일째, 철없는 중국이 정신차릴때까지, 철야농성 72일째를 웅변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곳, 옥인교회 앞에서 167일째, 그리고 72일째 밤을 새웠을 것이다.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낮과 밤에 중국대사관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제각각 작은 차이는 있었겠지만,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시키지 말라는 목소리는 같을 것이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생초마당”

자유, 생명, 진실을 위한 지킴이 마당이다. 탈북자 농성 텐트가 있고, 파스텔풍으로 현수박이 둘러쳐 있다. 그리고 옥인 교회 처마밑은 ‘매발톱’으로 명명된 텐트가 있다. 그 텐트는 낮과 밤을 지키며 탈북자북송중지 농성을 준비하고 기획하며 실천하는 곳이다. 그 텐트의 처마는 북쪽을 향한 ‘매부리’의 형상을 하고 있기에 그 아래 텐트는 매발톱이 된 것이다. 북한 사이비 종교집단을 향한 매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자생초마당은 77일차로 공식적인 집회를 마친 이후에 마련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많은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은 ‘Until the day’다.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날까지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한 곳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탈북자 북송을 중지시키기 위해 그곳에 있다. 많은 약속을 한 사람들이 그곳에 올 것을 기다리며 자생초마당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옥인 교회, 자생초마당 앞에는 중국대사관을 배경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와 그곳에서 고난을 당한 사람들이 전시하고 있었다. 김일성 사이비 종교의 3대 교주인 김정은 부인의 사진도 우연스럽게 전시되어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응원단의 일원으로 온 리설주의 사진이다.

주변의 초등학생들이 가끔 들러서 물어보곤 한다. 신동혁의 불고문 장면이 유독 궁금한 모양이다. “어느 나라냐?”고 묻기도 한다. 불행히도 그곳은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는 북한이다. 그 북한 동포들이 배고픔 등을 이기지 못해 중국으로 탈출했고, 중국 공안에게 체포되면 북송되어 죽음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는 사랑이 없단다……”

태극기와 성조기, 그리고……”

옥인교회 앞 양쪽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2012년 2월 14일 태극기만 있었다. 101일차 농성현장에 미국의 하원 외교위원장 ‘리스 레티넌’과 ‘전 하원 위원장’이 방문했다. 미국의 하원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국회의장급이다. 미국이 탈북자북송중지 농성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날 이후로 태극기와 나란히 성조기가 게양되어 있는 것이다.

중국의 초라한 오성홍기가 오성망기처럼 중국대사관 옥상에 매달려 있다. 한-미 양국의 협공을 받고 있는 형상이다. 한-미 동맹과 중국과의 한판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틀 후 오성홍기는 벼락을 맞아 찢어졌다)

“철없는 중국”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 앞, 자생초마당은 느긋하고 편안하게 재밌게 시민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답답할 것이 없는 것이다. 답답한 곳은 바로 중국, 중국대사관이다. 그들은 세대의 차량으로 건물 전체를 방어하고 있다. 물론 중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찰들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자생초마당은 활짝 열려 있다.

철없는 중국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게도 불쌍한 생각이 든다. 경제 개방으로 돈푼을 만지지만 그들은 졸부처럼 한심한 몰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온 세계의 인권운동가들이 그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의 밥이란 사실은 바로 그들의 비문명적인 후진국임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통영의 딸은 아직도 울고 있다”

탈북자북송중지를 외치고 있는 옥인교회 앞 자생초마당과 중국대사관의 대치속에 통영의 딸이 있다. 그들은 지금도 동토의 땅, 김일성 사이비 종교집단에 의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들의 눈물도 닦아 줘야 할 것이다.

중국의 오만한 행동에 북한이 덩달아 날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통영의 딸, 신숙자, 혜원-규원이가 울고 있는 것이다. 오길남 박사가 이곳 자생초마당을 여러번 다녀갔고, 자생초의 뜻에 공감하면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 가족의 눈물을 기억해야 한다.

“조용하지만, 강한 멧세지는 있었다”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농성이 시작된다. 기자와 카메라는 없어도 그들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 간 자리가 한편으로 허전해 보이지만, 끝까지 그곳을 지키려는 의지는 그들을 말릴 수 없는 것 같다.

그들도 지칠 것이다. 그곳에 언젠가는 아무도 남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길 건너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피켓을 들고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들은 그렇게 여름 뙤약볕 아래에 있었다.

“자생초마당 촛불문화제”

그렇게 167일차 탈북자북송중지 농성현장을 스케치하고 있는 중에 어둠은 내려앉았다. 그리고 자생초마당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일요일은 북한정의연대 대표와 간사들이 오는 날이다.

그들의 소망, 탈북자의 소망을 담아 촛불을 켜고 있었다. 그곳에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들어가는 촛농이 뚝뚝 눈물처럼 흘러내리지만, 그들은 그곳을 끝까지 지킬 것이다. Until the day를 매일 매일 외칠 것입니다.

“멈추지 않는 시간”

밤은 깊었다. 새벽 2시가 넘었다. 환하게 켜진 옥인교회 앞, 자생초마당의 불은 꺼질줄 모른다. 밤을 꼬박 새우고 있는 그곳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불꺼진 중국대사관은 편한 잠을 잘 수 있을까?

오늘은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7연패를 했다. 그리고 스위스와의 축구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선명한 옥인교회 불빛 아래 그곳에는 사랑을 찾는 사람들이 24시간 중국대사관과 대치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168일차 농성은 이미 시작되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싸움, 다시 ‘168’이란 글자가 화이트보드에 쓰였다. 아마 철야농성을 하면서 숫자를 바꿨을 것이다. 다시 시작된 ’73’일째 철야농성, 아마 내일도 모레도 그들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그날까지……” 그들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약속을 믿으며, 그 약속한 사람들을 기다리며 그곳이 외롭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있을 것이다. 시간은 그들 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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